어처구니없는 조종사의 실수
먼저 아래 동영상을 보자.
낮게 접근하던 제트기가 착륙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물에 빠져버린다.
이 동영상을 처음 봤을때는 정말 비행기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조종사가 간신히 착륙시켜서 승객들을 구한 장면인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한 사고 경위를 봤더니 어처구니없게도 멀쩡한 비행기를 배풍에 그것도 활주로의 3/1을 넘어서 터치다운하다가 활주로를 오버런한 사고였다.
사고 비행기는 세스나 사이테이션 525A와 같은 기종으로 2005년 5월 15일 캐나다 벌링턴 국제공항(Burlington Intl' Airport, BTV)를 떠나 미국 뉴저지, 아틀란틱시티라는 도박장으로 유명한 해안도시의 소형 공항인 아틀란틱 시티 공항 (Atlantic City Municipal Airport/Bader Field, AIY)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교신기록과 목격자 진술에따라 재구성한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조종사는 아틀란틱시티 접근관제소로부터 2000피트로 하강하고 헤딩 220을 유지하도록 지시받음.
15:40경, ATC는 조종사에게 "Direct Bader, descend and maintain 1,500 feet. Expect visual approach." 라고 지시했고 조종사는
"thank you, direct Bader, descend to 1,500."라고 함
15:44경, ATC는 공항이 12시방향 4마일에 있다고 알려주고 조종사는 공항이 시야에 들어왔다고 함. 그래서 비쥬얼 어프로치를 클리어함
접근 레이더에 따르면 15:45에 항공기의 고도는 800피트에서 헤딩 220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약 1분 후, 비행기는 360도 우선회 하여 기존의 220헤딩으로 롤아웃 했음.
15:47경, 비행기는 활주로 11의 출항지점 끝단에 어빔 되었으며 이때 100피트 고도였음. 이후에는 다운윈드 헤딩을 유지하며 300피트까지 상승함
그런다음 활주로 11로 되돌아오기 위한 우선회를 실시하였으며 이때 고도는 200피트정도였음. 선회중 비행기의 대지속도는 대략 180노트였음
15:48경 비행기는 200피트 고도, 활주로 접근 말단으로부터 1.24마일, 대지속도 155노트로부터 다음 10초동안 고도가 0피트로 강하하였으며 속도는 140노트까지 감속됨.
레이더에 마지막으로 찍힌 비행기는 활주로 11의 접근 말단으로부터 1000피트를 지났으며 속도는 128노트였음
활주로 11의 중앙으로부터 400피트정도 우측으로 이격된 위치에 있던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사고비행기는 활주로 29상을 로우패스 하면서 우측으로 선회 상승했다가 다시 활주로 11을 거의 절반이나 지나서 터치다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함. 비행기의 속도가 늦춰지는듯이 보였다가 끝단의 물속에 빠졌음. 그 목격자는 당시 사고 항공기가 UNICOM 주파수로 어떠한 교신도 하지 않았다고 보고함.
세스나 525A의 착륙 거리 챠트(Landing Distance Chart)에 따르면 11,400파운드 무게인 경우 바람이 없을 때 기준으로 3000피트의 활주거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배풍 10노트인 경우 활주거리는 3,570피트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사고항공기가 착륙하려던 활주로는 겨우 2,948피트 길이에 불과한 소형기 전용 활주로였다. 게다가 활주로 말단에서 거의 1000피트나 넘어서 터치다운을 했으니 2000피트밖에 남지 않은 거리에서 무슨수로 제동을 할까.
이 사고의 원인은 물론 애초에 항공기의 제원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한것이기도 하지만 TDZ를 한참이나 넘어서 터치다운 하고도 복행을 결심하지 않은 조종사의 판단착오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위에 보다시피 활주로 공역 상공 300피트를 넘나들며 온갖 스턴트 비행을 한 조종사의 행적을 보니 참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조종사가 저런 비행기 한두대쯤은 그냥 날려먹어도 좋아라는 쿨한 성격인거 같기도 하다.
진짜 세상에 이런 조종사가 라는 프로가 있다면 대략 순위권에 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