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교육원이 적을 두고있는 김포공항은 본래 여객수송을위한 거점 공항으로 교관들도 종종 언급하듯이 교육훈련을 위한 공항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자동차 운전이야 초보딱지 붙이고 길에 들어서면 그만이라지만 비행이라는게 어디 그런가. 여객 수송으로 바쁜 대형 여객기들 사이에서 경량항공기는 말 그대로 알아서 기어가야만 하는 그런 존재다.

 이륙한번 하려면 택시웨이에서 여객기 빠져나가길 기다리기 일쑤인데다가 시간이라도 잘못 맞아서 여객기들이 쏟아져 들어오는때면 한시간동안 유도로에서 멍때리다 돌아오는 경우도 생긴다. 

 어떻게 간신히 이륙을 해도 공중훈련하고나서 착륙하러 돌아오면 기나긴 홀딩의 연속이다. 때문에 공중기동훈련을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을 공중에서 맴맴도느라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포에서의 이착륙 훈련은 사실상 불가능한것이 되 버린다.

 그래서 어느정도 Maneuver가 가능하게 되면 양양공항으로 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맞딱드리는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서비스정신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공항관계자들이다. 

양양공항에 도착한 교육용 항공기의 모습

양양공항이 비행훈련 장소로 선택된 이유는 다른데 있는게 아니다. 바로 여기가 제대로된 공항중에 가장 한가한 공항으로 1,2위를 다투는 공항이기 때문이다. 2500미터에 달하는 활주로가 남북으로 길게 위치하고 있고 A300급 여객기 4대를 동시에 계류할 수 있음을 자랑하는 명색이 국제공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뜨고내리는 여객기의 댓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주말 하루 한두차례 양양공항을 방문하는 Korea Express여객기


대략 이런 현황을 어느정도 언론을 통해서 알고있던 터라 양양에 처음 훈련하러가기 전까지만 해도 교육용 항공기의 훈련을 반겨주진 안더라도 최소한 방해하진 않을꺼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런 기대는 처음 도착한 순간 깨지고 말았다. 어이없는 스팟배정으로 훈련 비행기를 계류할 스팟이 사라진것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해양경찰소속의 자가용 제트기가 스팟을 점유하자 여객기 이용을 위한 스팟을 제외하고 2개밖에 남지 않은것이다. 그마저도 오후무렵에 들어올 항공측량용 항공기를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한다는 거다. 결국 우리는 오후 세시가 되자 모든 짐을 챙기고 김포로 떠나야했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일은 또 일어났다. 스팟이 두개인줄 알고 두대의 비행기가 왔는데 알고보니 스팟이 하나밖에 배정이 안되어있었던거다. 뒤따라 들어온 비행기는 결국 유도로 끝에 걸쳐서 세울 수 밖에 없었고 이걸 본 공항관계자는 규정 타령을 하며 비행기를 그렇게 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공항관계자들은 교관들로부터 다음엔 스팟을 확인하고 오겠다는 다짐을 몇차례 받고서 그렇게 공항주인 행세를 하고서야 훈련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남은 두 스팟은 그날 하루동안 한대의 항공기도 계류하지 않았다.



공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것은 물론 규정대로 하는것이 옳다. 어느 누구도 공항에서 비행기가 허락없이 들락날락 하는걸 반길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항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공항은 결국 비행기를 위한 공공재이고 비행기가 없다면 그 공항을 공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부 행정절차가 미흡하다고 해서 들어온 비행기를 내쫓고 사람들을 괴롭혀서 얻는게 무엇인가. 공항공사라는게 제대로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것이지 비행관계자들 위에서 군림하고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건 분명 아닐것이다.

만약 계류장이 부족하다면 대형 여객기 기준의 계류장 너비를 조금 완화하여 경량항공기를 두대 이상 수용할 수 있게 한다거나 하루이상 비행하지 않는 비행기가 있으면 예비 구역으로 돌려 스팟의 여유를 주는 유연성도 때로는 필요하다고 본다. 

 언젠가 스팟배정따위에 걱정하지 않으면서 비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이상 넋두리










'Flying > Flight_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6 양양 Touch & Go  (2) 2012.06.17
조종사 자격증 대비용 책  (0) 2012.06.14
6/9 양양 T&G 복기..  (0) 2012.06.10
6/9 김포->양양 준 IFR비행 + 보나스 사진  (0) 2012.06.09
Flight X에서 김포->양양 가는 Plan  (0) 2012.06.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