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5(토)

초가을 뒤늦게 찾아온 태풍이 남해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전날부터 약한 비가 내렸다. 때문에 이번 비행은 글렀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교관님이 문자를 보내신다.

"7시 30분까지 김포로 오세요"

6시반에 알람소리를 듣고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헐.. 왜 못갈꺼라고 생각만하면 이렇게 불려 나가는걸까.. 그렇게 가도될것처럼 하던날에는 못가더니 말이다.

헐래벌떡 차를몰고 나가서 도착하니 7시 40분. 조금 늦었지만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되서 양양공항의 8시 TAF를 확인해보자고 하신다.

약간 구름이 있지만 시정은 괜찮게 나오고 있다. 그래서 0840분에 이륙하는 VFR플랜을 제출하였다.

 

VFR플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

 

의뢰부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공항의 정보실

Flight Identity(항공기 식별번호): 호출할때 불리는 번호로 우리는 KPS1150 이다

Flight Rules(비행방식): VFR

Flight Type: G-일반항공

Aircraft Type (항공기 형식): C172

Flight Purpose: 훈련비행

Number: 편대비행을 하는경우, 1대는 공란

Wake Turb Cat (와류 형성): L-Light 경항공기

Equipment: S/C

Departure Aerodrome(출발공항): RKSS

시간: 이륙시간으로 UTC기준 4자리 숫자로 적는다

Cruising Speed(순항속도): 노트를 의미하는 N을 앞에 붙이고 뒤에 4자리 숫자를 적는다. 세스나는 100노트 순항하므로 N0100

Flight Level (순항고도): 시계비행인경우는 A를 앞에 붙이고 3자리 숫자를 적거나 VFR로 적음. 7500피트로 가므로 A075

Route 항로

양양->김포는

DCT JUMUN JIN WONJU ANYANG (7글자가 넘으면 짤리므로 중간에 스페이스를 넣는다)

Flight Identity가 Registered Identity와 다른경우

REG/ HL1## 같은 식별 번호를 추가해준다.

 

E/ Endurance는 최대 비행가능시간, 세스나는 5시간 30분 비행 가능하므로 0530

P/ Person 탑승인원

Radio 는 세스나의 경우 VHF, ELT 만 장착되어있음

A: Appearance, 흰색에 줄무늬 WHITE WITH STRIPE

N/ 조종사 연락처

C/ 조종사 영문 이름

 

 이런 등등을 입력하고 제출을 하면 플랜이 공항 관제탑으로 넘어가서 비로소 출항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양양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플랜을 제출하려면 1시간 텀을 주어야하기때문에 양양공항에서의 훈련비행 플랜도 도착 예정시간에 맞춰서 제출했다. 양양 도착 예정시간이 11시 20분이므로 11시 40분 출발로 제출. 이제 무슨일이 있어도 11시 30분 전에는 양양에 들어가야 한다.


간만의 김포 출항이라 ATC 가 많이 버벅거렸다. 

"PS1150, Cross RWY 32 right line up RWY 32 left via C1" 

이렇게 글로 적으면 무지 간단한건데 막상 리드백 하려다보니 Left 와 Right 가 헷갈리기 시작하고...

"Cross RWY32 어... Right then C1, Line up RWY 32 어... Left, PS1150"

 머릿속에 활주로를 그려가며 리드백을 하니 ATC가 제대로 될리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건 Line up RWY 32 Left 니까 먼저 이걸 말하고 나서 Cross RWY 32 Right then C1 이라고 하면 될것을...

그리고 소래포구를 지나 안양VOR로 지날때는 Clear out of B airspace 인데 이걸 계속 입항하는것만 하다보니 Clear enter B airspace라고 리드백 하고.. 아주 가관이다.

ATC.. 정말 익숙해지기 쉽지 않다. 

그래도 나머지 절차는 그럭저럭 잘 수행해서 교관님께 솔로 크로스 컨트리를 해도 되겠다는 인상은 심어드렸다. 

아래는 김포 출항과정을 GoPro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날씨는 생각보다 좋아서 진부를 지날때까지는 시정도 좋고 바람도 도와주어서 쉽게 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진부를 지나서 강원 VOR로 진행하기 위해 고도를 낮춰야할 때 쯤 짙은 구름이 강릉지역을 뒤덮고 있어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강릉 어프로치는 계속해서 Descend VFR을 지시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고도인 7500피트 상공에서 하강은 커녕 오히려 구름을 피해 올라가야할 판이다. 

일단 고도 8000을 요청하고 다시 하강하기로 했다. 

한참 동쪽으로 비행을 한 뒤에 다시 강원 어프로치에 우리가 해상에 있는지 육지에 있는지 물어가며 하강 위치를 찾았다.

서서히 고도를 낮춰가며 해상에 다다르자 저 수직 아래로 어선인지 여객선인지가 흰 물보라를 가르며 항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 기뻐서 

"교관님 아래에 배가 지나가는게 보입니다!" 라고 외쳤다. 

드디어 구름 아래로 내려가자 바다와 함께 강릉 해안가가 눈에 들어온다. 막상 구름 아래로 내려오자 시정은 좋았다. 연무도 없고 그대로 북상하자 양양공항이 눈에 들어온다. 

"Yangyang airport insight!" 


"Cleared to land RWY 33 PS1150" 


그리고 터치다운. 총 비행시간은 1.6시간이었다.


원래 이번에는 솔로 크로스 컨트리를 할 예정이었는데 강릉 아래쪽으로 시정이 좋지 않고 구름도 낮아서 결국은 터치앤고와 주문진 로컬 비행만 하기로 했다. 

주문진 로컬비행은 1.6시간 그리고 나머지 솔로 터치앤고까지 0.9시간 해서 총 4.1시간을 비행했다.

하루에 비행한것 치고는 최고로 긴 비행시간이었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시간을 비행에 보내야할지도 모르지만...

힘들고도 보람찬 하루였다.


돌아오는 비행은 관광비행... 경치도 끝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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