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5/1

생일 하루 전이자 노동절을 맞아 간만에 비행을 했다. 좀더 자주 하고싶은데 회사일이 갑자기 늘어나는 통에 좀 못한게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 비행은 좀 준비를 잘 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챠트와 루트를 미리 들여다보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군산. 이전에 갔던곳이지만 청주만 다니느라고 많이 못가서 예전 일지를 되돌아보며 ATC를 미리 되새겼다.

교관님과는 5시에 이륙하기로 했으므로 3시쯤 출발해서 김포로 향했다. 여의도로 가는 방향은 맑았는데 동쪽 하늘은 먹구름이 간간이 보이는 치킨으로 말하면 반반 섞인 날씨였다. 어차피 오늘은 군산이니까 동쪽으로 갈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김포로 갔는데 비행에는 아니겠지 하는게 없음을 나중에 알게 될줄이야.


서둘러 IFR 플랜을 내고 대기선으로 가니 어느덧 4:40분. 125.85로 교신하여 딜리버리로부터 클리어런스를 받았다.

오늘의 항공기 넘버는 1165. 

플랜을 내면서 약간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군산은 193도를 향한 B576 항로를 타고 내려가기 때문에 동홀서짝을 기준으로 서쪽항로이므로 짝수의 배수로 고도를 지정해야 하는데 7000을 적어버렸다. 다행히 미리 전화를 받고 수정하였고 오늘은 8000을 지정받았다.


시동을 걸고 런업을 하면서 계기 출항을 위한 점검을 실시한다. 

VOR1은 김포 113.6을 설정, 세컨더리로 송탄 116.9를 셋 한다음 CRS를 활주로 방향은 323으로 놓는다.

VOR2는 송탄 116.9를 놓고 TO로 R158 정도를 맞추어 놓는데 이륙 후에는 오리엔테이션을 맞추면 된다.

GPS계기에는 일단 김포 KIP를 메인으로 설정하고 SOT를 예비로 설정해서 이륙 후 5 DME를 지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전에 착륙한 항공기가 들어오고 있었는지 그라운드에서 언제쯤 출발 가능하냐고 재촉하기에 금방 마무리하고 택시를 요청했다.

 조금 한가한 시간이었는지 P에서 홀딩하자마자 타워에서 바로 D2로 진행하라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중인 항공기가 있으니 빨리 RWY32R을 지나서 D1통해 RWY32L에 라인업 하라는 지시가 나와서 조금 버벅거렸다.

"PS1165, Cross runway 32R then line up Runway 32L via D1 without delay!!"

 비행기가 접근중일때는 관제사 말도 빨라지기때문에 나도 덩달아서 급하게 응답하느라 조금 허둥댔다. 


활주로 정대하자마자 타워에서 "Cleared for take off RWY32L"를 불러주었다.

Power increase, engine instrument check, all green, airspeed alive, 40, 55, and Rotate!


약간 측풍이 있어서 이륙하자마자 기체가 왼쪽으로 돌아간다. 러더를 받치고 기체를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여주었다.

"PS1165 Contact seoul approach~ good day"

우리는 SOT1W 디파쳐를 사용해서 출항중이므로 어프로치에 컨택할때는

"Seoul Approach, PS1165, SOT1W departure, climb to 4000 initially" 라고 전달한다. 그러면 어프로치에서 대부분 레이더 벡터를 불러준다.

이시간에는 접근하는 항공기들이 많아서 그런지 고도를 올려서 거의 안양쪽으로 향하도록 했다.

자꾸 동쪽으로 가면 먹구름이 있을텐데... 계기 연습중에는 후드를 써야하기때문에 하늘 상황은 볼 수 없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조금 고도를 올려서 진행하자 전면 윈드실드에 비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피토 히트 온 하라는 교관님 지시를 따라 곧바로 피토히트를 켰다. 고도를 올림에 따라 기온이 내려가므로 언제 눈으로 바뀔지 모르기때문이다. 

나는 볼 수 없었지만 교관님이 날개 주위로 아이싱이 생기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좀 오래 돌아가는듯 하자 어프로치에게 가능한 최소 MEA로 내려가면 안되겠냐고 요청했다.

여기서 MEA란 Minimum Enroute Altitue의 약자로서 계기로 비행하는 항로상에 허용된 최저 고도를 의미하며 이 고도에서는 장애물 충돌에 대한 위험이 없음을 보장하는 고도다. 때문에 계기비행중에는 절대로 이 고도 이하로 내려가면 안된다.

강하지시가 나와서 다행히 아이싱이 더 생기는건 막을 수 있었다. 7000에서는 영하 -3도였던게 5000까지 고도를 낮추자 영상의 온도를 회복했다.

참 변화무쌍한 날씨다. 그리고 바로 남쪽으로 향할 수 있었다. 

서울어프로치에서 다시 오산을 컨택하자

"PS1165 Climb and maintain 8000 direct OLMEN then direct to ENTEL" 이라고 한다.

하지만아직도 위쪽으로 구름이 많이 껴 있어서 하늘이 뚫릴때까지 현재 고도를 유지하도록 요청했다.

십여분쯤 남하를 계속하자 교관님이 하늘이 뚫린것 같다고 하시며 고도 상승을 요청하라고 하셨다. 

고도를 상승하여 Establish되면 먼저 할일은 Heading Compass with match를 수행하여 마그네틱과 방향지시계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상승이나 하강중에는 마그네틱 계기가 이리저리 흔들릴 수 있으므로 항상 수평이 될때 수행한다.

OLMEN을 지나면 GPS에 ENTEL을 장입하고 군산 접근 준비를 한다. 먼저 ATIS를 120.22에 맞추고 군산의 기상과 사용중인 활주로를 확인한다.

이제 ILS어프로치 브리핑을 실시하는데 역시 지난번에 비행한대로 군산 VOR로부터 15DME 아크턴을 수행하여 ILS로컬라이저를 잡아서 접근하는 방법이다.

VOR 역시 KUZ로 맞추고 ID를 체크 한다. 그런데 평소대로라면 뚜뚜뚜 하는 모르스 신호가 송신되어야 하는데 이상한 말소리같은게 들리면서 작동을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직 거리가 멀어서 수신이 제대로 안되는가 했는데 거의 군산 근처가 되어도 수신이 안되고 VOR 계기에 Red flag가 나타난다.

군산어프로치에 확인을 해보니 역시나 VORTAC은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다행히 ILS는 정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프로치 관제사가 레이더 벡터로 파이널까지 접근을 시키는 모양인데 고도를 낮추며 190 헤딩을 따라가다가 다시 270로 향하라고 한다. 

한동안 진행하다가

"PS1165, 4 miles from final, turn right heading 340, maintain 2400 until (established on the localizer), cleared ILS runway 36 approach" 라고 빠르게 이야기한다.

너무 빠르게 전달이 되어서 340 였는지 240 였는지 확인하느라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약간 Overshoot를 했나보다.




뒤늦게 턴을 시작하니 이미 어프로치 코스를 한참 지나쳐서 거의 헤딩 010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다.

간신히 로컬라이저를 잡았다 싶을 쯤 어프로치에서

"PS1165, would you like vectors to ILS?" 라고 묻는다.

너무 빠른 소리로 교신을 했기때문에 무슨소리인지 어리둥절 하다가 그냥 "Ahhh... we just captured the localizer" 라고 해버렸다.

"Roger contact Gunsan TWR"

ILS바늘은 이쪽 끝과 저쪽 끝을 넘나드는 곡예비행을 하다가 DA지나서 후드를 벗으니 활주로는 한참 왼쪽에 보이고 고도도 아주 높았다. 

간신히 비쥬얼로 축선을 맞추고 나서 활주로에 정대한 후 Low approach를 수행하였다.

간만에 ILS좀 제대로 접근해보려고 했는데 완전 Fail이 되어 조금 허탈했다. 왜 하필 때맞춰 VORTAC이 작동을 안하는지.. 레이더 관제사가 너무 파이널에 붙여서 벡터를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어쩌면 VOR계기 Out을 너무 의식해서 너무 레이더 벡터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느라 다른 참고할 수 있는 계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나의 오리엔테이션을 파악하지 못한 나의 실수였다고 생각된다. 

생각 같아서는 다시 되돌아가서 ILS를 다시 타고싶었지만 좀 지나면 김포에 트래픽이 몰릴 시간이었으므로 곳바로 RTB to RKSS를 요청하고 되돌아왔다.

다행히 김포 근처에 다다랐을 때에는 트래픽이 별로 없었는지 NORU fix를 지나 바로 ILS RWY32L 어프로치 코스로 진입할 수 있었다.

게다가 바람도 5노트 정도, 마무리를 잘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파이널을 조금 여유있게 잡고 마지막 Threshold에서 쓰로틀을 서서히 빼면서 플레어를 했다. 말 그대로 실크 랜딩, 자평하기에 최근 가장 잘된 랜딩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입가에 웃음이 났다. 

기체를 정리하고 디브리핑 시간에는 반성할 부분이 많았다. 특히 계기 상태에서 현재 계기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언어 표현이 너무 적었다는것, 예를들어 고도가 떨어지고 있다든지, 헤딩이 오른쪽으로 돌아갔다든지 하는 등의 상태를 말로서 표현하지 않고 행동만 함으로써 실제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다음 비행을 기약하며 좀더 분발하는 수 밖에..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는 비행이었다.




'Flying > Flight_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포<->양양 IFR X-C, DME Arc  (2) 2013.08.12
김포<->군산 네번째  (10) 2013.06.01
공친 하루  (2) 2013.03.11
김포->청주 못갔다온 이야기...  (0) 2013.02.26
김포<->청주 IFR (2) (Fix to Fix 방법)  (3) 2013.01.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