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3 토, 김포공항 12:00

11시쯤 로미오로부터 12시 비행에 백싯을 타지 않겠나 라는 호출을 받고 부리나케 준비해서 김포로 갔다. 

원래는 16시 비행이라서 안그래도 그전에 백싯을 한번 해볼까 하고 있었는데 마침 로미오가 8시 아침비행을 못하고 이제야 뜬 것이다.

스케쥴판을 보니 도입된지 얼마안된 새삥 비행기다. 안그래도 언제쯤 타나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백싯으로 타게되는 거다.

날씨는 좋았는데 약간 연무가 있다. 이놈의 도시는 날씨가 좋다 싶으면 차들이 온 길을 뒤덮어버려서 Smog로 뿌옇게 되는게 문제다. 

그래도 구름은 없어서 VFR비행에는 크게 문제는 없다.

Pushback 을 요청하고 엔진 시동을 걸었다.

왠지 다른 엔진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빠랑빠랑 하는 저음의 울림이 좀더 파워풀하게 느껴졌다.

Cessna 172SP 모델이라고 하는데 이게 젤 많이 팔린 기종이라나?

P4를 지나가고 있는데 N1저 멀리 지난주말에 엔진이 꺼져서 비상 선언하고 내린 E모 항공사의 737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엔진을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정비가 안되서 어딘가로 보내려는모양이다. 

저 큰 여객기가 1주일간 저렇게 퍼져있으면 손해가 얼마나 클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에고 불쌍한것...


RWY14L에서 이륙. 이번엔 숏필드 T/O를 했는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속도가 정상속도를 지시하지 않는거다. 엔진에 이상은 없는데..

일단은 이륙을 진행하고 K를 거쳐 서울 디파쳐 컨택을 했다. 간단히 Slow FLT 기동을 수행했는데 이게 속도 지시가 이상해서 그런지 스톨 시점을 알기도 어렵고 Recover하려고 Power를 올려도 속도가 증가되지 않는다. 

결국 속도계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 교관님이 디파쳐에 RTB를 선언하고 김포로 돌아가기로 했다.

짧은 비행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내리고 나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나는 16시 비행을 위해 교육원으로 갔다. 


오늘은 처음 같이 비행하는 교관님이었는데 예전에 한번 백싯을 했던거 같다. 

실기 시험 전 Endorse를 받기 위한 비행이라고 말씀드리니 뭐 Endorse는 드리는걸로 생각하고 편하게 비행하라고 하신다. 

근데 지금 Traffic이 상당히 많아서 홀드를 좀 오래할 수 있단다.

앞선 비행이 조금 늦어져서 17:25에 시동을 걸었다.

연무는 조금 더 짙어져서 하늘이 누렇게 보였다. 아 이 누런하늘...


오늘 비행도 카메라를 달고 촬영을 하려고 했는데 전원이 바로 꺼져버리고 말았다. 충전이 안됬나... 조짐이 안좋군.

그래서 그냥 촬영은 신경 끄고 비행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K를 지나 S로 가는동안은 그냥 2000으로 순항했다. 오늘따라 트래픽이 많아서 그런지 김포 타워에서 서울 디파쳐로 변경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Contact Seoul departure 119.9, Good day~"

나도 복창하며 Good day를 붙여주었다. 보통은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쇼" 라고 하는데 바쁘고 정신없을땐 그냥 "Good day~"하면 된다. ㅋ

가끔 이게 익어서 전화하다가 끝에 Good day를 붙이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암튼 S를 지나서 Power Off Stall 과 On Stall을 수행했다.

Power On Stall은 간만에 해서 그런지 Buffet ,Stall상태에서 회복하는데 조금 조작이 늦어져서 그런지 고도가 많이 떨어졌다. 

그리고나서 궁평항을 지나 Steep Turn, Turn Around A Point, 그리고 마지막으로 Emergency Landing을 수행했다.

Emergency Landing은 엔진이 꺼졌을때를 대비한 훈련이다.


비행중에 엔진이 꺼지면 가장 먼저 할일은 엔진을 다시 켜는게 아니다. 

일단 비행기가 가장 잘 활공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는게 중요하다. 모든 비행기는 가장 좋은 활공속도가 정해져있는데, 

이 속도로 비행을 하면 가장 멀리까지 비행할 수 있는 속도다. 이게 Vy다. 이 상태는 비행기가 외부에 돌출된게 없는 Clean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데

Flap이 내려져있으면 올리고 착륙장치가 있다면 접어넣어야 한다.

속도가 높으면 피치를 들어서 고도를 올리면서 속도를 맞춘다. 세스나의 경우 Vy는 68노트다. 

또한 비상착륙할 장소를 선정하여 기수를 돌린다. 바다에 있다면 최대한 육지로 돌리는게 상책이고 산 위라면 평야쪽으로 일단 돌려야한다.

그리고나서 엔진 시동을 시도한다.

Mixture를 Full Rich로 두고 Fuel Shutoff valve를 Push full On한다.

Throttle을 Full Open한 상태에서 Fuel Pump를 작동시키고 Key를 Both로 놓거나 만약 프로펠러가 멈춰있으면 Start로 돌려서 시동을 건다.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정말 비상사태다.

이때는 마지막으로 컨택한 주파수 혹은 비상주파수(121.5)로 

"Mayday Mayday Mayday, PS####, XX miles from YY VOR,  Executing Forced landing due to engine failure!"

를 선언하고 비상착륙을 진행한다.

이때는 엔진으로 들어가는 모든 연료계통을 차단해야하는데 Mixture를 빼고 Fuel Shutoff valve를 당겨서 닫는다. 

Throttle도 Idle로 변경, 키는 Off위치로 놓는다. 

중간단계에서는 모든 전기기기를 끄고 Master를 Off로 놓아서 불시착 후 연료에 전기 스파크가 닿아서 불이 붙는것을 방지한다.

그리고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하는것이 중요하다. 착륙으로인한 충격으로 문이 찌그러져 비행기에서 나올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밸트는 끝까지 잘 매고 있어야 한다. 


최종 착륙단계에서는 내가 선정한 착륙 장소가 정말로 내릴 수 있는곳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 절차는 어느정도 고도가 확보된 상태에서 하는게 좋다. 멀리서는 괜찮았는데 막상 가보니 엉뚱한곳일수도 있고 못봤던 장애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적합한 곳임이 확인되면 그곳을 Abeam하면서 선회 조작을 한다. 약간 완만한 P턴 같은 형태가 된다.

Turn을 하면 고도가 떨어지므로 과도한 조작은 금물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 고도가 좀 높다 싶으면 플랩을 사용하거나 Rudder를 사용하여 Side slip을 주며 고도를 떨어트린다. 

보통 실기시험에서는 착륙까지 하지는 않고 500피트 정도에서 종료하는걸로 되어있다고 한다.


이런저런 훈련을 마치고 김포로 되돌아올때쯤 붉은 노을이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언제봐도 하늘에서 보는 노을은 참 아름답다. 

이런게 비행의 맛이랄까... 그리고는 정신없이 김포 RWY32L로 내렸다. 

오늘 비행일지는 이걸로 끝~!

다음에는 실기시험 접수하러 Go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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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남은 솔로 크로스컨트리 2.7시간을 채우는 날이다.

전날 저녁무렵 양양에서의 뇌전 소식에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최대한 일찍 일어나서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6시에 체크한 SIGMET에는 아직도 동해안에 약간의 뇌전 주의가 있었지만 심한 수준은 아닌듯 하다.

교육원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벌써 교육생들이 나와있었다. 

오늘은 에코도 10를 타고 나가서 솔로를 끝내기로 되어있어서 모두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예보상에는 구름이 조금 있었지만 강릉에서 대기하기로 되어있는 교육생으로부터 들어온 Pirep에 의하면 현지의 기상 상태는 양호하다고 한다.

하지만 항로상에 구름이 남아있기때문에 VFR에서 IFR로 변경하는 Z plan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렇게 나가면 일단 VFR로 이륙한 다음 디파쳐와 컨택하여 IFR클리어런스를 받아서 항로를 따라갈 수 있다. 물론 그 이후에 시계비행조건이 충분히 만족되면 IFR을 캔슬하고 VFR로 전환할 수 있다.

나는 솔로 X-C를 나가야 하므로 김포->양양을 비행한 다음 바로 양양->울진 크로스컨트리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간만에 하는 아침 비행이었다. 

주기장을 나가니 우리 비행기 뿐만 아니라 같이 양양을 가는 10 그리고 계기비행 나가는 49까지 한꺼번에 세대가 비행을 나서게 되었다.

그전에 51이 로컬비행을 나가기 위해 서둘러 나가서 세대는 그 비행기가 빠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제히 순서대로 Pushback을 요청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원래 한꺼번에 세대는 잘 안준다고 하는데 오늘은 일단 세대가 모두 푸시백을 완료했다.

마치 수원비행장에서 근무할때 전투기들이 한꺼번에 편대로 나가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이어 나간 순서대로 엔진 시동을 걸고 열심히 체크리스트를 수행해 나갔다.

이제 막 체크리스트를 끝내고 택시를 요청하려는데 앞선 두대가 나가고 나서 갑자기 한대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플랜을 취소하겠다고 교신을 하더니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뭔가 했더니 에코가 타고나가려던 10였다. 이런.. 설마 오늘 못하는건가? 멀리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에코의 얼굴이 울상이다. 별일 아니어야할텐데.

아무튼 덕분에 우리 비행기의 출항이 계속 늦어졌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잘 나가고있던 49도 P에서 홀드하다가 N1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고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거다. 

알고봤더니 활주로 방향이 바뀌어서 착륙하던 비행기를 모두 뺄때까지 이륙을 잠시 중단시킨거다. 연거푸 착륙을 하더니 드디어 49가 나가고 우리에게도 택시 허가가 났다. 열심히 앞서간 아시아나 여객기 뒤를 따라가는데 뒤를 돌아보니 제주에어가 뒤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거다. 이럴땐 우리가 무조건 진다. 아니나 다를까 P에서 바로 N1으로 돌린다음 컨택 타워를 준다. 한참을 지나 제주에어가 우리 옆을 지나가는데 이제는  대한항공의 747이 엔진에 시동을 걸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아시아나, 제주에어에 이어 대한항공까지. 이런 젠장 오늘도 빨리 나가긴 글렀구나. 한숨이 절로 난다. 교관님도 오늘 조짐이 안좋아를 연발하시며 오늘 안되겠는데? 라며 놀리시는건지 뭔지 모를 말씀을 하신다. 

오늘따라 747이 왜이리 뚱뚱해보이고 느릿느릿해 보이는지 모르겠다.

747이 지나가고 드디어 관제탑에서 우리를 불렀다. 

"PS1150, Taxi to RWY14L via D3, hold short of D3"

이 소리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재빨리 택싱 후 D3에 대기하며 747이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천천히 가는거 같았던 747이 내가 힘은 장사라는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불과 D3를 지나기도 전에 로테이트를 하며 훌렁 이륙을 해버린다. 

"오~ 저거 엄청 빨리 뜨네요"

"사람이 안탔나봐 엄청 가볍게 뜨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곧 타워에서 라인업 지시를 내린다. 

헐래벌떡 D3를 지나 RWY14L 에 정대했다. 하늘위를 바라보니 눈부신 하늘 위로 747은 이미 저 멀리 하나의 점이 되어가고 있었다. 

드디어 Power Full!

Engine Instrument Check!

Airspeed Alive!

50

60 and Rotate!

곧바로 우선회를 받고 K포인트를 향했다. 

그런데 K포인트를 지나갈 무렵 바로 우리 정면으로 세스나 한대가 착륙을 위해 다운윈드로 접근하는게 보인다. 타워에서 급히 1500을 유지하고 트래픽을 확인하라고 한다. 뒤이어 그 비행기는 우리 정면 머리위로 휭 지나가버렸다. 

아이고 오늘 왜이러냐. 

S상공을 지나면서 서울 어프로치로부터 IFR클리어런스를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는데 오늘 안산에서 열리는 에어쇼때문에 공역이 많이 시끄러웠다. 거기다 항공촬영하는 비행기들이 무슨 날이라도 잡았는지 공역침범 문제로 어프로치와 옥신각신 하고있었다. 어프로치에서는 MCRC로부터 비행기좀 쫓아내라고 종용하는거 같고 사진촬영하는 비행기들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형국이다. 어프로치에서는 지금 MCRC 에서 자꾸 전화가 온다고 협조를 부탁하며 관제하기에 여념이 없다.

비행을 하다보니 참 별일이 다 있다. 이런걸 보면 관제사들도 통제하려는 자와 그 틈을 비집고 가려는 비행기들 사이에서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9000피트 상공에 다다르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이날 본 하늘은 지금껏 본 하늘과는 또 달랐다. 지평선 아래로는 뿌옇게 연무가 드리워져 있는데 그 위로는 정말 푸르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저 뿌연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하늘이 푸르다는 걸 다시 느꼈다.


진부를 지날때쯤 교관님이 이제 VFR로 가도 되겠죠? 라고 물으신다. 이제 IFR을 캔슬하고 시계로 비행하는거다.

멀리 설악산 상공에는 약간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지만 VFR은 충분할듯 싶었다.

그런데 막상 설악산 상공에 다다르니 산위에 걸린 구름이 꽤 짙었다. 구름 위를 날다가 조그만 틈이 보이면 바로 거기로 강하하는 구름 회피 비행이 필요할 때다.




어쩌면 이게 VFR을 하는 진정한 맛일수도 있다. 구름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뚫고 나오니 양양의 하늘이 청명하게 반기고 있었다. 

양양공항도 한눈에 보이고 시정이 무지 좋았다. 

바로 양양공항으로 돌아서 Touch&Go를 요청했다. 

RWY33를 받았는데 살짝 배풍이 있다. 배풍에서 내린적은 없었는데 살짝 긴장이 됬다. 

속도를 살짝 높여서 플랩을 20만 쓰고 70 이상을 유지하기로 했다. 

마지막에 배풍때문이었는지 플레어가 조금 약한듯 하면서 터치다운을 했다. 교관님이 댕기는게 쪼금 늦었죠? 라고 말하며 조금 아쉬워했다. 

다행히 크게 찍진 않았기 때문에 한번만 내리고 바로 솔로로 나갈 수 있었다. 


솔로 비행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시간이 넉넉했기때문에 최대한 낮은 속도로 하늘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배들도 감상하고 이른 점심을 싸가지고간 샌드위치와 삼각김밥으로 해결했다. 


울진공항2.5마일 지점에서 찍은 모습


동해안


삼척?


삼척 해안가 모습


이제 양양을 졸업하면 언제 다시 오랴 싶어 이곳저곳을 누비며 관광 비행을 즐겼다.

그러다가 어느덧 시간이 되어 RTB하던중 강릉어프로치와 컨택할 무렵 반가운 에코의 목소리가 들린다. 

못오나 싶더니 금방 고쳐서 왔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5500으로 가고있었는데 관제사가 에코에게 빨리 6500으로 상승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마도 나와의 간격이 걱정되었나보다.

근데 나는 혹시 지나가면서 마주칠 수 있을까 해서 열심히 항적을 찾아서 하늘을 스캔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참 강릉공항을 지날무렵 관제사가 트래픽이 11시방향에 있으니 주의하라고 일러준다. 

"Looking out"을 응답하고 한참을 찾았는데 도무지 찾을수가 없었다. 거의 1500피트 정도가 차이나니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다.

잘 갔다오라고 교신하고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양양공항으로 향했다. 

양양에 내릴때쯤에는 오히려 시간이 조금 남아서 1번 터치앤고 후 주기장으로 갔다. 

무려 5시간 가까운 비행을 하고나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그래도 마음만은 돌아가는 비행도 하고싶었는데 양양에서 김포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내내 졸다가 안양을 지날때쯤 깼다. 

비록 비행기 안은 추워서 가져간 후드를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세스나를 타면서 처음으로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내가 솔로를 끝내다니.. 참 가슴벅찬 날이었다.


이제 면장을 따기위한 연습을 해야한다.


2012. 9. 22 (토)

간만에 아주 화창한 날씨가 찾아왔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려나 보다. 

오늘은 간만에 양키 파파와 같은조로 스케쥴이 잡혔다. 마침 나는 솔로 크로스만 남았고 양키는 솔로 로컬만 남은 상태.

이제는 규정이 바뀌어서 교관 1에 학생 3명이 타고 가서 훈련하던걸 2명이 가는걸로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비행시간이 약간 빠듯해 졌는데 오늘은 마침 뒷 타임이 캔슬되면서 6시까지 양양에서 풀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전 첫타임도 캔슬이 되었다는걸 10시에 도착해서야 알게되어 참 아쉬웠다. 잘하면 하루만에 5시간을 모두 채워서 올 수 있었을 텐데

어쨌든 헐래벌떡 출발 준비를 하고 10시30분 이륙으로 플랜을 제출했다. 뜨는건 언제나 헐래벌떡이다. 


백싯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김포공항의 모습


간만에 아주 시정이 좋다.


중간에는 구름이 좀 많았다.


 가는도중에 약간의 헤프닝이 있었는데 인천 인포메이션에서 자꾸 우리 옆으로 근접해서 비행하는 Unverified 항공기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그래서 열심히 눈으로 지나가는 항적을 찾았지만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는거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눈앞에 똥그랗게 생긴 밝은 오렌지색의 물체가 약 500~1000피트 아래에 보였다. 처음에는 기상관측용 기구인가 했는데 주변 지형의 이동속도와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빠르게 우리 오른쪽을 지나서 시야에서 사라지는거다. 이건 뭐지? 교관님도 뭐가 저렇게 빨라? 라고 하셨는데 아직도 이게 뭐였는지 모르겠다. 그저 촬영하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 혹시 이게 말로만 듣던 UFO가 아닌지.. 비행을 하다보면 참 신기한거 이상한것들을 많이 마주친다.

 설악산 상공에는 병풍처럼 두른 구름들이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진부를 지날때는 구름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며 비행을 했다. 교관님은 이런게 VFR비행의 재미라고...


 3번의 터치앤고 후 내가 먼저 크로스컨트리를 가게 되었다. 지금 시각은 약 12시 40분. 2시간 반은 채워야되는데 13시 쯤 뜨면 15시 30분에는 내려야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바로 양키가 떠서 로컬을 갔다가 17시 30분에는 양양을 떠야 하므로 시간은 그리 넉넉친 않았다. 

내리자마자 바로 이륙이라서 점심으로 먹을 간식거리를 챙겨 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솔로 로컬과는 달리 크로스컨트리는 어느정도 계기 조작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의 현재 위치를 아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중에서 나의 위치는 무엇을 찾는가?

 우선은 GPS장비가 있다. 이 장비에는 항로에 대한 정보, Fix, VOR장비의 위치가 저장되어 있어서 Nob를 돌려서 해당 위치를 선택하면 그곳과 나의 상대적인 위치와 방향이 디지탈로 표시된다. 예를들어 양양에서 울진으로 가는 길목에는 Gangwon VORTAC, 강릉공항 그리고 울진공항(RKTL)이 있어서 이 좌표를 입력하면 내가 항로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다음은 VOR, DME장비를 활용하는 것이다. 중요 지점에는 VOR 송신장치가 있는데 이 송신장치는 360도 방사형태로 전파를 발사해서 해당 전파가 수신되는 방향과 거리를 계산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VOR장비의 주파수에 맞추면 3자리의 식별 코드가 모르스 부호로 송신되고 이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단지 주파수만 맞춰서는 내가 어디있는지 VOR이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위와 같은 VOR계기의 원판을 돌리다 보면 바늘이 똑바로 수직이 되는 각도가 나온다. 이때 화살표가 TO를 지시하고 있다면 해당 각도가 비행기로부터 VOR 스테이션의 방위가 된다. 반대로 FR을 지시하고 있다면 해당 각도는 VOR 스테이션으로부터 내 비행기의 위치가 되는것이다. 

간단한 원리지만 공중에서 조작하면 내가 반대로 가는건지 햇갈릴 수 있다. 계기를 완전히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익숙해져야하는 장비다.


 이전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양양-울진 크로스컨트리에는 중간에 원전이 있어서 이 지역은 최소 반경 7마일 이상으로 멀리 떨어져서 가야한다.

하지만 울진원전에는 VOR장비 따위는 없으므로 사실상 눈으로 보면서 최대한 바다쪽으로 지나가는게 상책이다.

내 뒤에 갔던 로미오는 너무 가까이 붙어서 갔는지 Korea Coast Guard에서 Guard주파수로 호출하고 레이더벡터를 받기까지 했다고 한다.


 한참 가다보니 배도 고프고 해서 공중에서 밥도 먹었다. 항상 여객기를 타며 스튜어디스가 주던 기내식만 먹다가 내가 직접 챙겨온 샌드위치를 먹으니 기분이 묘하다. 외롭기도 하고.. 비행이란 이렇게 고독한건가..? 생택쥐베리는 야간비행이라는 책에서 비행의 멋스러움, 낭만 그리고 고독을 멋진 글로 남겼더랬지. 21세기를 사는 나는 블로그를 남기고 있다. 음... 이것도 언젠가 책으로 나올 수 있을래나?


아무튼 첫 크로스컨트리라서 5500피트를 계속 유지하고 가느라고 딴것도 못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별일 없으면 저공으로 내려가서 비행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물론 너무 낮게 날면 안되겠지만.. 


2시간여의 비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3시가 조금 넘은시각에 양양에 도착해버렸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터치앤고를 한번 하고 Full stop을 했다. 간만에 측풍이 불어서 그런지 제원을 잘 못맞추고 한번 바운싱을 해버렸다. 젠장... 


돌아오는 비행은 5시45분에 떴다. Engine Startup을 요청하고 Taxi를 요청하니 타워에서 부른다. 

"5시 45분에 컨트롤존 떠나도록 플랜을 짜는데 혹시 문제가 있나요?"

이건 숫제 왠만하면 빨리빨리 끝내고 떠나라는 소리다.

그래서

"아 네 다음부터는 좀더 일찍 플랜 제출하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이제 6시에 뜨려면 눈치가 장난이 아닐꺼 같다.

KARBU를 지날때쯤 되자 시간이 7시를 넘으면서 주위가 어둑어둑 해지더니 안양을 지나면서는 완전 어둠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아래 동영상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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